오늘의 국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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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민의 자유 또는 사회적 자유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역사적으로 권력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것을 자유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권력은 국민을 대신해서 행사하기 편리하도록 지배자 손에 집중되어 있을 뿐 그것은 사실상 국민의 권력인 것이다. 국민의 의지인 권력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사람들 또는 가장 활동적인 일부 사람들의 의지를 뜻한다. 다른 권력과 마찬가지로 권력이 다수의 횡포가 될 때 다른 어떤 형태의 정치적 탄압보다 훨씬 더 가공할 만한 것이 된다. 자유의 원리는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원리를 통해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 법에 따른 물리적 제재 또는 여론의 힘을 통한 도덕적 강권 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고자 한다.

 

여론을 빌려 자유(생각과 토론의 자유)를 구속한다면 그것은 여론에 반해 자유를 구속하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나쁜 것이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의견을 억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단히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과거가 현재에 의해 부정되듯이 현재는 미래에 의해 번복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 많은 사람들이 받아드리는 생각들 가운데 상당수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폐기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우리 생각에 대해 철저한 부정과 비판 과정을 거친 뒤, 그래도 살아남은 생각에 입각해서 어떤 행동에 나선다면 그 행동의 타당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인간은 토론과 경험에 힘입어 자신의 과오를 고칠 수 있다.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의 경험을 올바르게 해석하자면 토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마음 놓고 믿는 것일수록 온 세상 앞에서 더 철저히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 믿음이 단단해지는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을 짓누르던 정신적 억압 체제가 해체되었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체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우리가 다시 한 번 정신의 자유를 부르짖지 않으면 결코 새롭게 시작 할 수 없다.

개별성은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각자의 개성을 다양하게 꽃피울 수 있어야 한다. 각자의 고유한 개성이 아니라 전통이나 다른 사람들이 행하는 관습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자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개별성을 잃게 된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이나 도덕적 힘도 자꾸 써야 커진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자기 자신의 분명한 이성적 판단에 따라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이성은 튼튼해 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선택하는 사람만이 본인의 타고난 모든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인간은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것들을 획일적으로 묶어두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잘 가꾸고 발전시킴으로써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자기 성향대로 마음껏 살기 위해서는 각자 다른 삶을 사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남이 하지 않는 관례를 처음 만들고, 더욱 발전된 행동과 더 수준 높은 취향과 감각을 선보이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들 소수야말로 세상의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 천재는 언제나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사실 독창성이지 못한 사람들로서는 독창성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독창성이 그들을 위해 하는 일 가운데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그들의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다.

이제는 사회가 개별성을 훨씬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의 충동과 선호의 과잉이 아니라 반대로 그런 것의 결핍이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시대가 되었다. 재미삼아 하는 일도,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먼저 살피고서 따라하고, 군중 속에 묻혀 들어가기를 좋아한다. 한마디로 자기만의 생각이나 고유한 감정 또는 그 무엇이든, 자기만의 것이 없어진다.

대중 여론은 조금이라도 개별성을 발휘하는 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는데 남보다 특출하게 두드러지고, 보통 사람이 볼 때 눈에 띄게 이탈하는 듯한 개성은 사정없이 짓눌러버린다. 관습의 전제가 곳곳에서 인간의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물로 등장하면서, 관습보다 더 나은 것을 지향하는 기질 상황에 따라 자유, 진보, 개선의 정신 등 달리 불린다 을 끊임없이 박해하고 있다. 관습의 굴레로부터의 해방을 포함하지 않으면 발전 원리라고 할 수 없다. 유럽을 유럽답게 만든 요인, 그것은 바로 성격과 문화의 놀라운 다양성이다. 그런데 이제 유럽이 벌써부터 이 소중한 자산을 멀리하고 있다. 사람들은 똑 같이 만들려는 중국식 이상을 향해 무섭게 나아가고 있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우리처럼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 바로 그 병을 키우는 뿌리이다.

 

사회가 개인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개인과 사회는 각각 자신과 특별하게 관계되는 것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가진다. 개인이 일차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삶의 부분은 개별성에 속한다. 반면 사회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가 권한을 가져야 한다. 어느 누구의 어떤 행동이든 다른 사람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사회가 그에 대해 사법적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개인의 행동이 다른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본인의 이익에만 영향을 미친다면, 또는 그들이 원치 않는 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각 개인이 그런 일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절대적인 법적, 사회적 지위를 누려야 한다.

사회가 순전히 개인적인 행동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런 간섭이 잘못된 방법으로 잘못된 곳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같은 다수 의견이라 하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관계되는 행동에 대해 하나의 법으로 군림하는 의견은, 옳을 때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틀리는 경우도 많다. 확실한 것은, 개인적인 취향과 개인에게만 관계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가 간섭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오늘날 사적인 삶의 자유가 실제로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으며, 더 심각한 위협이 곧 현실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사회가 판단해서 틀린 것이면 무엇이든 법으로 금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잘못을 막을 목적이라면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인정되는 여러 가지 일마저 사회가 무제한적으로 금지할 권리를 가진다는 생각이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적용에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힐 때, 또는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을 때만 사회가 간섭할 수 있지만, 그런 간섭이 언제나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사회적 행위로서 상거래는 자유거래의 원리에서 출발한다. 자유거래의 원리는 개인 자유의 원리와는 다른 근거다. 거래 또는 거래 목적의 생산물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것은 당연히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 자유의 원리를 자유 거래론 속에서 명확하게 구현하기가 쉽지 않듯이, 자유 거래론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의문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답하기가 어렵다.

개인의 자유는 여러 개인이 모였을 경우에도 적용된다. 제 삼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준수할 의무가 없는 것은 기본이고, 자기 자신을 해치는 계약은 그 의무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 자유의 원칙이 자유롭지 않을 경우까지 허용하지는 않는다. 자유를 포기할 자유는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일반 원칙이 없기 때문에 자유가 허용되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때로 자유가 주어지고 반대로 자유가 허용되어야 할 곳에서 자유가 억압되는 일이 벌어진다. 국가는 각 개인에게만 특별히 관계되는 일에 대해서는 각자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권한의 행사에 대해서는 항상 주의 깊게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의무 사항이 가족 관계 속에서는 인간의 행복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관계를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함에도 거의 완전히 무시되다시피 하고 있다. 가정 폭력 같은 해악을 완전히 제거하고 아내들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권리를 누리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일은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어린아이들의 자유 개념이 잘못 이해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 때문에 국가는 그 의무를 수행하는데 심각한 장애를 겪는다.

행정기구가 더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조직될수록, 다시 말해 최고의 자격과 능력을 갖춘 공무원들을 채용하는 방식이 발전할수록, 그에 비례해서 그 부정적인 효과도 커진다. 효율성을 지키면서 최대한 권력을 분산시켜라. 국가의 힘은 결국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에게서 나온다. - 이상 본문 읽기

 

150년 전에 쓴 J.S. Mill의 자유론이 오늘의 우리에게 너무나도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마치 한국의 현실을 보면서 바로 우리 곁에서 진정한 자유가 왜 중요하며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는 것 같다. 권위에 의한 자유의 침해가 아닌 민주적인 제도에 의한 대중의 이름으로 침해당하는 자유를 전제로 하여 그 위험성을 적시하고 있는 것은 탁월한 안목이다. 당시 저자가 살고 있던 영국과 문화가 다르고 시기가 다르건만 그러한 것을 넘어서 자유에 대한 주장은 오늘의 우리의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과 토론의 자유가 인류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어떤 생각이나 표현을 무시하거나 억압하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은 인간의 개별성이 보장될 때 행복이 보장된다는 신념이 출발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각자의 자유가 사회적인 행동으로서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최소한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현실적으로 쉽게 지켜질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개인적 자유의 절대적인 가치를 주장하는 저자도 개인의 자유 행사가 사회적 행동이 될 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보장되어야하는지에 대한 곧 현실 적용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한편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의 목적은 의지의 자유아닌 시민의 자유 또는 사회적 자유를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성과 관련된 자유의 서술에서 1517년 종교개혁을 이끈 기독교 사상가 칼뱅의 이론을 자기 뜻대로 사는 것self-will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죄악이라고 소개하면서 이것은 자신을 신의 의지에 완전히 맡겨버리는 것으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폐쇄적인 이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곧 누구든지 웬만한 정도의 상식과 경험만 있다면,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식은 아닐지라도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칼빈의 이론은 의지의 자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칼빈은 주 저서인 기독교 강요에서 기독교적 자유는 양심의 자유이며 이것은 율법으로부터의 자유 나아가 강요에서 해방이다. 그리스도인은 양심으로부터 해방되어 하나님의 의지에 따른다. 이것은 자발적 순종이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전적으로 영적인 자유이다. 인간세계에는 두 가지 나라가 있다. 곧 영적 통치의 나라와 사회적 통치의 나라가 그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영적인 자유에 대한 복음의 교훈을 사회질서에 적용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으로 사려 된다.

 

많은 사람들이 밀의 자유론을 극단적인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 교본 간주한다. 그의 사상은 확실히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가치를 두는 자유와 개별성은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초래하였고 시장 자본주의와 결합되었을 때 결국 자유주의의 한계와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하여 자유 시장 자본주의는 수정자본주의로, 고전적인 자유주의는 오늘날 신자유주의로의 변화가 시대적 조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근본적 문제점은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전통적인 가정의 해체를 가져오고 있으며, 건강한 사회 공동체의 유지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자유와 개별성을 기반으로 하는 무한 경쟁의 체제로서 아메리칸 드림은 종말을 고했다. 모든 것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글로벌 시대의 비전으로서 타인과의 관계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 모델은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 내의 관계를 더 중시하는 유로피언 드림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J.S Mill 의 자유론은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기 시작한 계몽주의의 시대 상황에서 쓰여 졌다. 밀은 인간의 본성을 믿고 이성의 한계를 경시하고 있다. 그는 웬만한 상식과 경험을 지닌 사람이라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완전한 자유는 누릴 만한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유를 누릴 자격이 부족한 경우 선의의 독재를 정당화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그의 이론은 공리주의로 발전하여 자유의 기본 원칙에 제한을 스스로 인정함으로써 자유론의 기조가 상당 부분 퇴색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자 스티브 테일러는 자아폭발(The fall)”이란 제목의 저서에서 인간 이성의 대두는 곧 인간의 타락을 초래했다고 진단한다. 이성과 개성에 기반을 둔 밀의 자유론은 이상론으로, 현실적용에서는 많은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자유론의 정신은 오늘의 자유민주주의 탄생시키고, 체재의 기반을 이루며, 발전시켜 오는데 초석이 되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밀의 자유론은 시대와 문화를 뛰어넘어 오늘의 우리 시대 상황에서도 생생하게 살아서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