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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이 답이다(글/김만석)

2018.01.07 13:53

관리자 조회 수:845

저자들(리처드 윌키스, 케이트 피킷)<평등이 답이다>를 통해 극심한 불평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라고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들은 많은 자료와 선행 연구를 토대로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1. 물질적 성공과 사회적 실패

 

인류 역사에서 전례 없이 부와 풍요를 이룩했는데도 왜 이렇게 정신적으로 또는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울까? 우리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소모에 맞서 정신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사실 우리들의 삶은 물질적 호화로움과 사치로 가득 차서 지구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 성장이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수천 년 동안 인류는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물질적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시기에는 물질이 풍부한 때가 좋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유한 국가는 이제 배를 채우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따뜻한 곳에서 지내는 것을 더 이상 최우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유한 사회가 더 부유해질수록 스트레스와 우울증 및 각종 사회 문제가 장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국가에서는 경제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기대 수명이 빠르게 증가하지만 중진국 수준에 다다르면 그 증가 속도가 감소한다. 국가들이 부유해질수록 평균적인 삶의 질이 건강에 공헌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든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행복의 관계도 그렇다. 국민 소득이 약 2만 달러 수준이 되면 행복이 변하는 수준도 평평해진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빵 한 조각이 최고지만 배고픔이 해결된 뒤에 주어지는 더 많은 빵은 사람들을 특별히 더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25~29)

 

선진국에서 우울증 비율이 자꾸 증가하고 있다는 수많은 연구들이 있다.

사춘기 청소년의 경우 우울증은 범죄, 음주, 마약과 같은 행동으로 들어나곤 한다. 이는 계급과 가족 형태를 불문하고 모든 남녀에게 미쳤다.

정신 건강이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소위 자부심이라 불리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면서 정신 건강이 악화 되었다는 데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1950년대에는 십대 청소년의 단 12퍼센트만이 나는 중요한 사람이다는 주장에 동의 했으나 1980년대에는 이 비율이 80퍼센트까지 증가했다 한다. (57)

사람들이 자부심을 더 많이 갖는다는 결과가 근심을 더 많이 가지고 더 우울해진다는 결과는 얼핏 모순으로 보인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이 남 앞에 어떻게 보여 지는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그 불안 때문에 자부심과 같은 일종의 방어기제를 형성한 결과라고 답할 수 있겠다.

사람들 사이에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진정한 자존심이 아닌 불안정한 자기도취가 증가하고 있다는 견해는 이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58)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어떻게 보여 지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상류층이면서 자신감이 없거나 하류층이면서 자신감이 넘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세상은 많은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지위가 능력에 따라 인간을 서열화한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곳에서 바깥으로 들어나는 성공이나 실패의 징후(더 나은 직장, 더 높은 소득, 교육, , 자동차, 옷 등)들은 모두 큰 차이를 낳는다.

 

사회적 지위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지위는 우리의 가치나 평가가 어느 정도인지 정하는 문제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위를 높일수록 자부심, 자신감을 갖기는 더 쉬어진다. 재산, 교육, 직장, 사는 곳, 휴가지 그 밖의 다른 성공의 지표들이 모든 면에서 당신의 긍정적 측면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63)

 

우리는 남들의 시선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보일지를 상상하며 그 상상을 내면화하는데 바로 거기서 수치심과 그 반대 감정인 자신감이 자라난다. 셰프가 수치심을 사회적 감정이라고 보는 까닭은 수치심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때 생기는 감정이며 사회적 평가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자존심은 기쁨이고 수치심은 고통이며 이 양자를 통해 사람들은 사회화된다. 사람들은 남들이 보는 앞에서 사회적 기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수치심을 느낀다. (63)

사람들은 일생 동안 같은 사람들을 여러 번 만나며 그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또 그 사람들을 알아가며 성장한다. 예전에 사람들은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자신이 사는 도시나 마을의 경계를 벗어나 여행하는 일이 드물었으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자란 곳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누가 이웃인지도 모르고 지내거나 피상적으로만 알고 지낸다. 익숙한 얼굴들은 낯선 사람들의 홍수로 대체되었고 결과적으로 우리 정체성은 끊임없이 의심받게 되었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적 지위도 중요해지고 사회적 평가에 대한 우려도 증가한다. 평등한 사회일수록 사람들은 서로 공통된 인간성에 근거해 평등한 타자로 받아들이지만 지위의 차이가 커질수록 상대방을 이리저리 재면서 평가한다. 그러면서 정체성에서 사회적 지위가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경쟁도 격화되고 지위에 대한 근심도 그만큼 깊어질 것이다. 이는 이해관계가 클 때 사람들이 자신의 신경을 더 쓴다는 뜻이기도 하고, 서로를 평가할 때 사회적 지위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67)

 

2. 불평등의 비용.

 

불평등은 매우 강열한 사회 분열 요소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삶의 질 차이, 지위 차이를 나타내는 징표로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비슷한 생활수준에 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경제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부자와 빈민은 별 관계를 맺지 않는다. 그리고 별 관계가 아닌 사람들과는 신뢰를 쌓기 힘들다. 사회의 위계질서에서 사람들이 차지하는 위치에 따라 내부인과 외부인 (우리/그들)을 가르는 것은 타인과 공감하고 동일시하는 우리의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는 불평등이 우리보다 못 가진 타인들을 얕잡아보게 할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나 성차별주의 같은 다른 종류의 차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는 대상에만 공감하며 다른 계급과는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산다. (77)

 

사회의 평균적인 복지수준이 높다고 신뢰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평등이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람들은 서로를 덜 배려하고 관계도 덜 상호 보완적이며 자신을 방어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토크 빌의 지적대로 사람들은 동등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덜 공감하기 마련이다. 물질적 차이는 우리를 사회적으로 갈라놓는다.

 

영국과 미국의 정신질환

 

<데일리 메일>은 영국의 어린이 백만 명이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5세에서 16세 사이 어린이 열 명에 한 명 꼴로 정신질환을 앓고, 미국의 경우는 전체 어린이의 6퍼센트가 주의산만이나 충동, 불안정한 행동을 보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 두 사회에서 성인들은 어떠한가? 영국에서 2003년 시행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성인 23퍼센트가 신경장애나 정신장애 또는 술이나 약물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고, 성인 4퍼센트는 하나 이상의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미국에서는 성인 4명 중 한 명이 정신질환을 앓았으며 그중 1/4은 매우 심각한 정도의 질환을 앓고 있었고 1/2은 일생동안 정신질환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미국은 2003년 한 해 동안만 정신건강 치료에 1천억 달러를 지출했다. (91)

 

불평등한 국가일수록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심리학자 올리버 제임스는 불평등과 건강 사이의 관계를 전염병에 비유해 설명한다. ‘어풀루엔자 바이러스란 우리를 감정적 고통에 취약하게 만드는 가치들로, 부유한 사람일수록 널리 퍼져있다고 말한다. 그런 사회일수록 돈을 벌고 쓰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타인의 눈에 잘 보이거나 유명해지는 것에 큰 가치를 둔다. 이러한 가치를 중시하다보면 우리는 우울과 걱정, 약물 남용과 인격 장애의 위험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철학자 알랭드 보통은 지위 불안은 매우 파멸적이다. 우리 삶의 여기저기를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적 위계질서에서 지위를 보존하는 데 실패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97)

 

정신 건강에서 사회관계가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따라서 신뢰수준이 낮고 공동체 정신이 약한 사회일수록 정신 건강은 나쁠 수밖에 없다.

불평등한 국가에 속하는 미국, 영국, 포르투갈은 십대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평등한 국가에 속하는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는 십대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불평등한 사회는 특별히 십대 출산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회 경제적으로 높은 계급의 가정에 태어난 아이들은 교육과 직업훈련의 기간이 길었고, 성공적인 성인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결혼과 양육을 연기했다. 이른 시기에 어른이 된 아이들은 불완전한 교육을 받아 경력 면에서 상층 지향적인 경로로 가기보다는 종종 실업, 저임금 노동, 직업훈련을 불연속적으로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연구는 어린 시절 불화를 경험했거나 아버지가 없는 아이일수록 일찍 성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런 환경에 처한 소녀들은 스트레스 없이 자란 소녀들보다 생리도 일찍 시작하고 더 일찍 성숙한다. 일찍 사춘기에 도달한 소녀들은 어린 나이부터 성적으로 활발해져 십 대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161)

 

많은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실제로 폭력을 걱정한다. 미국과 호주에서 이루어진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실제 발생하는 폭력도 문제지만 발생할지도 모를 범죄의 폭력에 대한 공포도 문제다. 하버드 대학 정신과 의사인 제임스 길리건은 자신의 책 <폭력과 폭력예방>에서 폭력행위란 참을 수 없고 저항할 수 없는, 수치심과 모욕감을 피하거나 제거해 이를 정반대 감정인 자신감으로 대치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자존심이 위협을 받거나 혹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모욕감과 수치심이 폭력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행동은 주로 사회 밑바닥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 일어난다. 지위를 들어낼 수 있는 것을 모두 박탈당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가진 작은 체면이나마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다. 이 체면이 위협받는다고 느꼈을 때는 폭력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폭력은 대부분 무례함, 모욕, 체면 상실에 대한 반응이다. 또한 이러한 자극에 대한 남성적인 반응이다.

 

사회 이동성과 불평등한 기회

 

과거, 그리고 근대에 들어서도 일부 사회는 사회 이동성이 거의 불가능했다. 힌두의 카스트 제도, 중세 유럽의 봉건제도나 노예제처럼 사회적 지위가 종교나 법적 제도에 의해 결정되는 곳에서 사람들이 사다리 위 또는 아래로 이동할 기회는 거의 없거나 아예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대의 시장 민주주의에서는 사람들이 일생동안 상향 혹은 하향 이동할 수 있고, 부모보다 상향 혹은 하향 이동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기회 균등이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거나 노력을 한다면 누구라도 자신과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유한 시장 민주주의는 얼마나 큰 이동성을 갖고 있는가? 소득이 사다리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부와 지위를 유지하기 쉽지만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그 사다리를 오르기 어렵다. (197)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사회 이동성이 낮아진다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는 교육 지출의 자료에서 나온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교육은 일반적으로 사회 이동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과 사회 이동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입증해 줄 세 번째 증거는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부자와 빈민의 거리는 더 커지고, 이 사회적 거리가 더 큰 지리적 격리로 전환된다는 데 있다.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집중되면 이들이 겪는 온갖 스트레스, 박탈, 어려움도 증가된다. 빈민 지역 사람들은 일을 찾기 위해 박탈당한 공동체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출 퇴근해야 하며, 이는 통근시간을 더 길게 만든다. 그 밖에도 질 낮은 학교, 형편없는 공공서비스, 범죄조직의 폭력공해 등으로 고통 받는다.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사회이동이 낮고 지역 격리도 크다. 더 큰 불평등이 사회구조를 경직시키고 사회적 사다리의 상, 하 이동을 더 어렵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203)

물질적 부의 차가 커질수록 지위의 차이도 그만큼 중요해진다.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아래로 향한 편견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꼭대기의 가진 자와 밑바닥의 못 가진 자 사이의 사회적 거리는 더 크게 벌어진다. 우리는 우리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월감을 표시하면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다. 지위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자신들보다 더 아래 있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자기 지위를 과시하면서 그 지위를 되찾으려한다. 이 과정을 묘사한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영국인들은 공격성과 분노가 아래로 이동하는 현상을 가리켜 선장이 선원을 걷어차면 선원은 고양이게 분풀이 한다라고 묘사한다. 한국에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는 속담이 있는데 말이다.

심리학자들은, 자기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극을 줄 때 그 자극에 대한 공격적인 반응을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돌리는 행위를 가리켜 전위적 행동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아닌 영장류도 전위적 공격성을 보이는데 이를 자전거 반응이라 한다.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존재에게는 고개를 숙이고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존재는 짓밟는, 경주용 자전거에 탄 사람의 이미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3.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불평등과 건강과 사회문제의 관계는 매우 강력해 우연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 중요성은 결코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니다.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건강과 사회문제는 세 배에서 열 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총 인구 중 고 위험 집단과 저 위험 집단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가 아니라 오히려 전체 인구가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그 정도에 따른 차이임이 밝혀졌다. 한 분야에서 나타난 성과만 보더라도 그 국가의 다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일례로 한 국가의 건강 수준이 낮다면 그 국가가 많은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십 대 출산율이 높으며 읽기 점수가 낮고, 비만 비율이 높으며 정신 건강이 나쁘다는 것을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다. 불평등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가가 사회적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215)

불평등은 가장 가난한 층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인구 대다수에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는 사람들을 교육, 인종, 소득 등 무엇을 기준으로 분류하던지 상관없이 소득 불평등은 모든 소집단에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불평등이란 사회 전반에 퍼지는 공해처럼 작용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욕망이나 탐욕보다는 보살핌이나 공유

 

사람들은 동등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평등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평등은 동일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 앞에서 평등 원칙이 확립되어도 사람들이 동일해지지 않듯이 말이다. 또한 물질적 불평등을 감소시키면 평균적인 삶의 질이 낮아진다거나 모두 다 평범한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 또한 착각이다. 조지 버나드쇼는 이렇게 말했다. “금전적 평등이 있는 곳에서만 가치의 차이가 제대로 들어난다.”

메이저리그 야구단을 대상으로 28개 팀에 속한 1600명 이상을 9년 넘게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선수 사이의 소득차가 적은 팀일수록 소득차가 큰 팀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평등을 줄이지 못하면 정책은 실패한다. (294)

 

한때는 정치란 경제상황을 바꾸어서 사람들의 사회적 정서적 복지를 증진시키는 방법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소득 분포의 조절이 인구 전체의 심리적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정책 결정자들이 알게 되었다. 비로소 정치인들에게 좋은 일거리가 주어진 셈이다.

 

우리 사회의 높은 불평등이 권력을 집중시키는 경제구조에서 기인한다는 결론을 피하기는 힘들다. 결국 우리가 고용되어 일하는 경제 제도가 소득 불평등의 주 근원이다. 우리의 경제 제도는 가치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피고용인을 다양한 등급에 따라 나누기도 하며 재분배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불평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윗사람과 아랫사람, 상사와 부하 직원처럼 명백한 위계질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권력 집중을 막자

 

그렇다면 영리추구 부문에서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을 어떻게 억제하고 민주화할 수 있을까? 삶의 질은 더 이상 경제성장에 따라 개선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가 속해있는 공동체이고 우리가 그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느냐다.

기업의 최고위층이 과도하게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을 평균 임금이나 최저 임금의 몇 배 이하로 재한 하는 것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최고의 세율도 올려야한다. 불평등 수준을 낮추는 일이 중요한 만큼,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는 방법, 새로 들어설 정부의 변덕에도 영향을 덜 받으면서 더 큰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생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권력의 집중화를 문제 삼아야한다. (317)

 

민주적인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하면 이 문제는 일부 해결할 수 있다. 종업원 지주제는 권력이 국가에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해관계만을 따르는 사외 투자자가 기업을 소유하고 조종하는 것보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더 큰 장점을 갖는다.

많은 정부가 종업원 지주제를 장려하기 위해 세금 혜택을 준다.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하면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에 이해관계로 충돌하는 일이 줄어들어 기업의 성과가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전체 피고용인의 1/4, 전체 기업의 15~20퍼센트 정도가 종업원 지주제에 속해 있다. 미국은 2001년 우리사주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세법을 제정했다. 종업들은 15~20퍼센트 정도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성장이 더 이상 우리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지 않으며 소비주의야말로 지구를 위협하는 것임을 안다. 또한 부자들은 더 똑똑하고 우월한 인종이며 우리가 모두 의존해야하는 소수의 귀족이라는 믿음을 버려야한다. 이 믿음은 부와 권력이 만들어낸 단순한 환상이다. (342)

 

이 책은, 불평등이 문제이기 때문에 평등이 답이다라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주 단수하지만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명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