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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 사회지능을 높여라(글/김연옥)

2018.01.03 10:36

관리자 조회 수:805

천재, 영재, 수재.


자녀교육에 유난히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 '엄마'들이 좋아하던 단어들이다. 조금이라도 자녀의 IQ를 높이기 위해 책을 읽히고 학원을 보내며 최선을 다 하던 어느 날! 그것보다 중요한 진짜가 나타났다고 대중매체를 통해 붐을 일으키고, 교육연구가들의 토론 주제에도 자주 등장하던 감성지능 EQ. 심리학과 과학적 접근을 통해 감성지능을 완성한 사람이 바로 세계적인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이었다. 그의 책 감성지능은 전 세계 EQ바람의 도화선이 되었고, 이것이 기업에서는 '감성리더십'으로, 사설 교육기관에서는 'EQ개발법'으로 발전되어 인재육성에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가 열리고 골먼은 인간관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21세기에 적합한 인재상을 다룬,SQ(social quotient) 사회지능을 출간했다. 공감과 관용의 마음으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 유연한 인간관계로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도록 헌신하는 사람. 누구나 좋아 할 수밖에 없는 사회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의 사례와 심리학적,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실은 이 책의 초판 출간 년도가 2006년이었다. 11년이 지났는데, 사회지능이 감성지능만큼 붐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를 궁금해 하며 책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떤 사람이 화를 내거나 혐오스런 행동을 하거나 모욕을 주는 등 자신의 나쁜 감정을 쏟아 내면, 그 행위는 똑같이 우리에게 나쁜 감정을 유발해서 우리 신경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감정은 감기 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있고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할 때 우리의 행동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도, 또 나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일이 벌어진 순간뿐만 아니라 훨씬 뒤에도 우리는 그 당시의 기분을 여전히 느끼게 되는 감정의 잔광을 경험한다. 이렇게 암묵적으로 감정이 오고 가는 것을 '감성의 경제학'이라고 부를 수 있으며, 이는 어떤 날 혹은 어떤 상대와의 만남이나 대화에 대해 우리가 경험하는 내면적인 순수 손익 등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미소 띈 얼굴을 보고 함께 미소 짓는 자발적인 반응을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라고 부르는데, 이는 단순히 흉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도를 읽고 행동에 담긴 사회적 함의를 추출하여 다른 사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거울신경세포에 의해 타인의 의도를 감지함으로써 귀중한 사회적 정보를 알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사회적 카멜레온처럼 그 다음을 예측하고 나아가는 사회적 능력을 갖게 된다. 또 아이들의 학습과정에서의 모방학습은 오래 전부터 아동발달에서의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카사노바 돈 후안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조반니 빌리오토는 백 명의 여자와 결혼했을 것이라 추정하는데 돈 많은 여자와의 결혼이 그에게는 직업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화려한 행각은 파트리샤 가드너라는 여인이 중혼혐의로 법정에 고소함으로 끝이 났다. 수많은 여자들이 그의 매력에 빠진 것은 빌리오토가 거짓말을 능란하게 해서라기 보다, 공감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리 상담가들과 의사와 환자 간에 꼭 필요한 감정, 공감관계(rapport, 영어로 relationship)는 오로지 인간들 사이에만 존재한다. 이것은 사람들의 관계가 겉돌지 않고 원활할 때 확인 할 수 있는 것으로, 순간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지속된다. 이런 돈독한 관계에는 상대방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는 것, 그리고 조화를 이뤄 말이 필요 없는 듀엣 관계를 만드는 것 등의 세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잘 이해하고 타인과 잘 어울리는 능력, 곧 사회지능을 말한다. 자신의 말만 쏟아내는 사람보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임으로 인간 관계를 유연하게 해 주고 일의 성과 또한 월등하게 높여주는 쉬운 일화를 실어본다.


열두 살 동갑내기 세 아이가 체육수업을 받기 위해 운동장으로 가고 있었다. 운동선수같이 체격이 좋아 보이는 두 친구가 뒤에 따라오면서 다소 뚱뚱한 다른 친구를 보며 낄낄거렸다. "그러니까 그 몸으로 축구를 하시겠다고요?" 뒤따라 오던 두 아이 중 한 명이 놀리는 말투로 비꼬았고 금세 싸움으로 번질 상황으로 보였다. 뚱뚱한 아이는 대결의 순간에 스스로를 무장하려는 듯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나서 두 친구를 향해 돌아서더니 차분하고 무의미한 어조로 말했다. "맞아, 해보려고 그래. 잘하진 못하지만." 잠시 후 그는 덧붙여 말했다. "그런데, 그림은 잘 그려. 뭐든 말해봐, 거의 진짜처럼 그려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를 놀렸던 아이를 향해 말했다. "넌 정말 축구를 잘하더라. 끝내주더라고! 나도 그렇게 잘할 수 있으면 좋겠어. 지금은 잘못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나아지겠지." 조금 전까지 놀리던 것이 무색해져 버린 소년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너도 그렇게 나쁘지 않아. 내가 몇 가지 기술을 가르쳐 줄게."

이 짧은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는 행동 속에 사회지능이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볼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뚱뚱한 아이는 자신을 억제하고 차분한 상태를 유지했다. 만만치 않은 꼬마 예술가는 친구의 적대적인 감정을 자신의 다정한 감정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신경계의 유단자인 셈이다.


신경과학에 따르면 우리 뇌가 만들어진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사회성에 있다. 즉 우리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 뇌와 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 만들어지고 만남의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의 뇌-즉 신체-에 상호영향을 끼치게 된다. 신경계 차원에서 이런 고리가 맺어질 때 우리 뇌는 감성의 탱고를 추게 되고 그 감정은 우리 전신을 훑고 심장에서부터 면역세포들의 생물학 체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놀랍게도 인간관계는 우리의 경험만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상태까지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관계는 점점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 그에 반하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산업화와 부의 욕구에 따라 맞벌이 현장 속에 방치된 아이들의 애정결핍과 사회성 결여, 바쁜 일상과 개인주의 시류에 빠져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들에게 곁을 내주지 못하는 대부분의 시민들, 아이폰의 이어폰으로 자신들이 선곡한 노랫소리 이외에는 듣지 않으려는 사람들, 온라인 가상의 상대들과 관계를 맺은 만큼 사람들은 주변의 살아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있다. 이렇게 인간적 유대가 무너진 사회에 대해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1937년에 펴낸 관계의 철학에 관한 자신의 책에서 '-그것'이라고 일컬었던 종류의 것이다. '-그것'이란 말은 단순히 마음의 한눈을 파는 것에서 노골적으로 착취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계들을 칭하는 말로 이런 관점에서 상대방은 사물일 뿐이다. 부버는 '-그것'이 내포하는 무심하고 소원한 관계가, 서로에게 파장을 맞춘 친근함으로 이뤄진 "-'의 관계로 맺어져야 한다고 했다. 나에서 너로 이입되는 감정은 인간의 잔인성을 억제하는 가장 원초적인 특징이며 배려심의 발로다. 어떤 사람이 배려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심리학자들이 나르시스형, 마키아벨리형, 사이코패스형으로 분류하는 '어둠의 세 유형' 중 하나에 속한다. 개인을 중시하는 태도가 높이 평가 받고 고삐 풀린 탐욕과 이상화된 허영을 신처럼 숭배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양산하게 된다. 자아도취에 빠져 자신만을 찬양해 주길 바라는 나르시스형이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이기적인 수단도 정당화하는 마키아벨리형,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타인의 감정적 고통은 무심하게 사물화 시켜버리는 사이코패스형. 어둠의 세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인 양심의 가책과 부끄러움 그리고 죄책감과 자존심은 '사회적'이며 '도덕적'인 감정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헤아리는 능력은 인간이 가진 아주 귀한 능력 가운데 하나다. 신경과학자들은 이것을 가리켜 '마음의 시력'이라 부른다. 마음의 시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과 남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며,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르게 생각 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유년 시절의 첫 몇 해 동안 서서히 성장하며 네 살 정도가 되면 이와 같은 사회적 교훈을 얻고 감정이입의 기본 틀을 완성한다. 물론 아주 높은 수준의 심리적, 인지적 복합성은 더 나중에 갖추게 된다.

 

한 사람의 기질이나 성격이 유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후성학(경험이 유전자 배열을 바꾸지 않고 유전자의 적용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학자들 간의 오랜 논쟁이 있었다. 이를 통찰한 결과 유전자가 환경과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함을 알아냈다. 유전자는 바로 주변에서 나오는 내분비선에서의 호르몬과 뇌에서의 신경전달물질 등의 신호에 따라 조절되도록 설계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듯이 우리의 사회적 경험 또한 한 다발의 유전자 스위치를 작동시킨다. 안정적으로 혹은 감정이입의 능력을 갖춘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유전자다발 뿐만 아니라 적정한 양육 혹은 적절한 사회적 경험도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요인의 경계가 모호하긴 하지만 분명한 사실 중 하나는 삶의 경험이 유전적 요소를 바꿀 만큼 강력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사회적 뇌 형성에는 각각의 뇌 체제에 외부 경험이 회로를 형성하기에 좋은 최적의 시기가 따로 있다. 감각체계는 유년기 초기에 주로 형성되며 언어체계는 그 다음으로 발달하고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같은 부위는 평생에 걸쳐 경험을 통해 강화되고 형성된다. 유년기에 특정한 상호작용이 더 많이 일어날수록 뇌 회로의 각인이 더 깊어지고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접착력'도 더 커 진다. 부모와의 건강한 애착이 아이의 행복한 삶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아이는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라 자신의 분명하고 시급한 목표를 요구하는 능동적 의사 전달자가 되는데, 아이와 보살펴 주는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쌍방향의 감성전달체계가 아이의 생명 줄이 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정교한 반응의 연결고리가 지적 발달에도 영향을 주며 두 가지 쾌락유발 신경전달물질인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을 분출하게 만들어 만족스러운 이완감과 쾌락의 감정을 형성하게 된다. 엄마와 유아의 동시성은 아이의 탄생 첫날부터 시작된다. 동시성이 클수록 서로간의 전형적 상호작용도 훨씬 더 정이 넘치며 행복하다. 하지만 이 동시성이 어긋나면 아기는 화를 내고 좌절하거나 지루해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아기는 외로움에 시달려 위축되며 이 후 성장했을 때 개방적이며 긍정적 태도를 지닌 사람들에게 반사적으로 방어벽을 치고 냉정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게 될 것이다. 우울증이 있는 엄마로부터 외면당하거나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감정이입의 왜곡현상을 일으킨다. 가정환경은 어린아이의 정서적 현실을 일구어내는 곳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스트레스를 억눌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린 아이를 지켜주는 정서적 보금자리는 부모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척 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든 상황을 어떻게 함께 헤쳐나가는가를 보여 주는 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원숭이의 유년기에 해당하는 생후 17주된 다람쥐 원숭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안락한 둥지에 있다가 한 주에 한번씩 한 시간 정도 다른 우리의 낯선 어른 원숭이들과 같이 있게 하기를 10주 동안 했다. 그리고 젖을 떼자마자 이번에는 어미와 함께 낯선 우리에 넣었다. 이번 우리에는 다른 원숭이들은 없었고 먹을 것과 탐험할 곳이 많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우리에 수용했던 원숭이들은 어미 품을 떠난 적이 없는 다른 새끼들에 비해 훨씬 용감해졌으며 호기심도 많았다. 무서움을 유발하는 장소에 정기적으로 가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예방접종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원숭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어느 정도의 적절한 수준에서 스트레스를 접하는 것은 그 경험이 신경회로에 각인되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 스트레스를 접할 경우 회복이 훨씬 빠르다고 신경과학자들은 결론 내렸다. 행복을 위한 세트 포인트로써 좌절과 절망은 회피가 아닌 극복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에 말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에서는 적어도 세 가지의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연관된 두뇌 시스템이 운영되며 이들 모두 고유한 방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움직인다고 한다. 신경과학은 사랑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애착, 보살핌 그리고 성에 대한 신경학적 네트워크를 따로 구분했다. 애착의 대상은 곁에 없을 때 가장 아쉬워하는 존재이고, 보살핌의 대상에게는 무엇이든 주고자 하는데, 애착과 보살핌 그리고 성이 뒤섞여 우아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제대로 돌아간다면 이것들은 종족보존을 위한 자연의 섭리를 진행하는 상호작용이다. 애착이 보살핌, 성적매력과 함께 엮이면 완벽한 사랑이 되고, 이중 하나라도 모자라면 로맨틱한 사랑은 비틀거린다. 런던에 있는 한 팀의 신경과학자들은 남성의 뇌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여성이 직접적인 시선을 던지는 큰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회로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유혹을 하지 않는 매력적인 여성보다 적극적으로 유혹해오는 여성에게 빈번하게 접근하는데, 미소뿐 아니라 시선교환 그리고 과장된 제스처와 높은 목소리로 활기차게 이야기하는 것 등이 호의적인 상호작용을 찾아나선 유아와 매우 흡사하다. 유아나 성인 모두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편안함이 커지면 더욱 친밀해졌음을 나타내는 사랑스런 눈빛과 달래는 속삭임 등을 표현하고, 이 단계의 연인들은 아기말투나 귀여운 애칭을 부르며 유아기로 회귀하기도 한다. 유년 시절이 성인의 열정에 가장 뚜렷이 각인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과 관련될 때마다 작동하는 신경망인 '애착세계'. 이 애착관계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로맨틱한 관계에서 자신이 그렇듯이 파트너도 자기에게 감성적 여지를 주고 조화를 이룰 것이라 여기고 힘들 때나 곤경에 처했을 때 의지가 되어줄 것으로 여기는 안정형이 있다. 55%의 미국인이 '안정형' 에 속하며 이들은 타인과 쉽게 가까워지고 그들에게 의존하는 것을 편하게 느낀다. 이와는 반대로 성인의 20% 정도는 '불안형' 으로 이 유형은 일단 인간관계를 맺으면 자신이 버림받거나 무언가를 요구 받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쉽게 휩싸인다. 이들은 '사랑 중독'의 증세 즉 강박적 몰두, 감성적 의존성을 지닌 채 지나친 걱정과 과민한 상상으로 질투를 하게 되며 우정에 대해서도 똑같은 우려를 하는 경우가 잦다. 성인의 25% 정도는 '회피형' 으로 감성적으로 친밀한 것을 불편해 하며 함께 감정을 나누기 어려워하여 친밀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유형들은 대부분 유년기에 형성되지만, 유전적으로 결정된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대신해 돕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흑기사라고 부른다. 그 고통을 대신 느끼는 것과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지원하는 두 가지 모두에서 흑기사를 자청하는 유형은 안정형이 가장 동정적이었다. 반면에 불안형은 자기 자신의 괴로운 반응에 사로잡혀 구조하는 일에 나서지 못했고 회피형은 동요하지도 도우려 하지도 않았다. 안정형은 이타주의에 가장 알맞은 형태로 다른 이의 곤경에 기꺼이 동조하며 돕기 위한 행동을 한다. 이들은 인간관계에서 아이를 돕는 어머니로서, 걱정하는 파트너를 감성적으로 지원하는 연인으로서, 연로한 친척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모든 가난한 사람을 돕는 자로서 다른 유형보다 더 능동적으로 타인을 보살피는 경향이 있다. 감정이입은 다양한 종()에 공통된 것으로 모성의 양육을 담당하는 로 로드의 신경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포유류뿐만 아니라 심지어 조류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으로 생존하는데 무한하고 꽤 분명한 이득을 주는 대자연의 보편적인 조형임을 암시한다. 감정이입은 보살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넓은 뜻의 동정심이라는 개념은 매일의 일상에서 좋은 부모나 친구가 그러하듯,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고 이해해주며 응답해주는 모습으로, 그리고 이성간의 첫 번째 조건인 친절함으로 나타난다.

 

즐거움의 원천이 되는 인간관계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 삶 속에선 그렇지 못할 때가 더러 있다. 때로 화를 돋우는 인간관계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 처할 때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우리 몸이 비상시에 동원하는 호르몬 중 하나다. 이것은 신진대사에서 생물학적 연료와 같으며 면역 기능을 통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코르티솔 수치가 정상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당뇨병과 고혈압을 악화시키고 해마 내 신경단위들을 파괴해 기억력저하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엄격한 수직 위계 조직의 권위주의적인 상사나 고압적인 부모, 변덕스러운 애인, 경쟁심 강한 친구처럼 애증의 감정을 동시에 일으키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에 의학계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또 친밀한 접촉의 부족은 고독으로 이어져 고독감이 클수록 면역기능과 심혈관 기능이 약해진다. 정서 소모적인 인간관계는 생물학적인 대가를 치르게 마련인데 가장 가까운 관계인 결혼생활은 또 하나의 작은 전쟁터이다. 부부가 싸울 경우 그들의 내분비계와 면역계도 손상을 입게 되는데, 갈등기간이 길수록 그리고 감정싸움이 깊을수록 심했다. 여러 연구 경로를 얻은 데이터를 보면 불안한 결혼생활에서 아내가 건강을 헤치는 정도가 남편보다 크다. 이 현상에 대한 한 가지 답은 가까운 관계에 대해 여성이 더 많은 정서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의 보호본능은 자신이 돌보는 사람에 대한 개인적 책임감이 크다는 말이기도 해서 보호의 대상이 곤경에 처하면 남성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관계의 기복에 자신을 더 잘 맞추는 편이어서 감정의 롤러코스트를 타게 될 가능성도 높다.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여성의 경우 혈압과 포도당수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낮은 편으로 결혼생활이 행복할수록 여성은 건강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한편, 리더가 어떤 색채의 감성을 지니는가에 따라 발휘되는 놀라운 힘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관리자가 따뜻한 격려와 함께 전달하면 비록 나쁜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호작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좋은 소식이라도 우울한 표현으로 전달하면 이 상호작용은 모순되게도 기분을 상하게 했다. 이런 의미에서 리더십은 결국 리더가 다른 이들의 감성을 좋거나 나쁜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는 일련의 사회적 교류로 요약될 수 있다. 교류가 잘 이루어질 때는 부하들이 리더로부터 관심과 공감, 격려 그리고 확신을 느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는 고립되고 위협 받는다고 느낀다. 기분이 리더로부터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전이되는 것은 교사-학생, 의사-환자, 부모-자식 등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힘을 지니는 모든 인간관계의 특징을 나타낸다. 사회지능을 지닌 리더는 사람들이 걱정거리를 억누르고 감성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생명력은 순수한 인간의 접촉, 특히 사랑하는 관계에서 생겨난다. 우리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은 일종의 만병통치약이자 언제나 다시 채워지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부모와 자녀, 조부모와 손자 손녀, 연인이나 행복한 커플, 또는 좋은 친구 사이의 신경교류는 명백한 가치를 지닌다. 신경과학이 동료의식의 이런 순수한 즐거움이 주는 이득을 계량해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오늘날, 우리는 사회적 일상에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의 인간관계, 뇌 기능, 그리고 건강과 웰빙 사이에 숨겨진 연결고리는 놀라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적 책임은 무심코 마주치는 이에서 가장 사랑하고 끔찍이 아끼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사회관계를 풍성하게 하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나에서 '우리'로 범위를 확장하고 '그것들'의 수를 줄임으로 보편적인 인간의 중심핵에 모두를 연결하는 사회적 뇌로 진화시켜야 한다. 이기적인 유전자가 성공을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 인류의 따뜻한 공존을 위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달라진 21세기, 성공하고 싶다면 SQ 사회지능을 높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