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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 같은 잘못된 표현 주변에서 비일비재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ㆍ‘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 펴낸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대표

[저자와의 대화]‘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 같은 잘못된 표현 주변에서 비일비재

정부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는 표현이다. 일상에서도 흔히 쓰고 있으나, 잘못된 표현이다. ‘자문’은 정부 기관이나 기업체가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는다는 뜻이어서 ‘전문가에게 자문했다’고 써야 맞다. 

지난 11일 만난 재야의 대표적인 국어학자인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대표(69)는 “이런 잘못된 표현이 공문서는 물론이고 신문과 방송, 연구실에서 발행하는 논문 등에 비일비재하다”며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구별해 사용할 때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보리)은 50년 동안 바른 말글 생활을 위한 사전 편찬에 헌신해온 그의 네 번째 사전이다.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은 틀린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일반 국어사전과 달리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들도 모두 표제어로 수록했다. 예를 들어 이 사전에는 올바른 표현인 ‘부스스’와 그른 표현인 ‘부시시’가 모두 표제어로 올라 있다. 표제어는 국립국어원이 선정한 기초 어휘를 토대로 골랐다. 한국어 사용자들이 동사 활용에 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사전 말미에는 ‘용언 활용표’를 따로 수록했다. 사용자의 편리성에 초점을 맞춘 편제다. 

[저자와의 대화]‘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 같은 잘못된 표현 주변에서 비일비재

남 대표는 국어학자로서 대단히 독특한 길을 걸어왔다. 대학에서는 법학을, 대학원에서는 정치학을 공부했다. 국어운동에 입문한 것은 1967년 대학 입학 후 법대 국어운동학생회에서 활동하면서부터다. 해방 후 불과 20여년밖에 되지 않았던 당시 한국의 법전은 내용의 차원에서만 아니라 표현의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90% 이상이 일본법을 베낀 것이어서 한자에 토씨만 한글로 적는 수준이었어요. 일반 시민은 물론 전공자들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법전만이 아니라 사전도 ‘국어’ 사전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한문투와 일본어투 한자어투성이였고 우리 토박이말은 쌀에 뉘 섞이듯 드물었습니다.” 남 대표는 기본 자료 없이는 국어운동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토박이말 수집과 분류 작업을 시작해 1987년 <우리말 분류 사전>을 펴냈다. 구술자료, 판소리, 소설 등 사전에는 없지만 토박이말이 풍부하게 담긴 자료를 모조리 뒤졌다. 그렇게 해서 ‘추임새’ ‘발림’ 같은 단어들이 사전에 오르게 됐다. “국어를 좀 더 개선된 상태로 만들어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사전 만드는 일이었어요. 특별한 사명감에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안 하고 있으니 나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입니다.” 

최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커피 나오셨습니다’와 같은 비정상적인 존칭법을 바로잡고 한국어의 복잡한 호칭·지칭을 단순화하는 일이다. “국립국어원, 한글학회 등과 함께 공청회도 하고 언론에도 협조를 구해 사회 분위기를 바꿔볼 생각입니다.”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은 남 대표가 펴내는 마지막 사전이다. 그는 “외래어 사전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여러 곳에서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제 역량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외래어 사전은 다른 분들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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