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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한 주민이 국보급 유물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정부에 반환하는 조건으로 무려 1천억원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일 제569돌 한글날 "국가가 1천억을 주면 상주본을 내놓겠다"고 밝힌 배모(52·상주시 낙동면)씨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7년 전 모습을 드러낸 뒤 자취를 감췄고 이후 화재로 불에 타 소실됐다고 진술한 상주본에 대한 배씨의 요구사항에 대해 국민들은 놀라고 있다. 문화재청 감정결과 무려 1조원이 넘는다는 귀중한 국보급 사료다. 아무리 우리사회가 물질 지상적 사회라고는 하지만 씁쓸함을 너머 허탈함마저 갖게 한다.

무엇보다 배씨가 소장하고 있다면 제대로 보관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전 국민적 관심사항이기도 하다.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한 개인의 과욕에 국보급 문화자산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상주본의 실체를 당국이 확인해야 한다. 상주본에 대한 보관상태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상주본 보관 장소로 추정된 배씨의 집에 불이나 훼손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지난 2011년 6월 대법원 판결에 의해 소유권을 인정받은 골동품상인 조용훈씨(2012년 사망)가 이듬해 문화재청에 기증하겠다고 밝혀서 사실상 국가 소유라고 보는 게 옳다. 조씨가 자신의 물건을 배씨가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조씨는 사망 전 상주본을 문화재청에 기증했으니 법적 소유권은 이미 정부에 귀속된 셈이다.

배씨는 이 건에 대한 판결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다시 판결을 구해야 한다. 우선 이 상주본을 소유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그 실체를 공개한 뒤에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게 순리다. 조씨로부터 이 것을 점유하게 된 경위와 보관절차가 합법적이고 그동안 보관한 노력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면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국보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고 해도 더 이상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는 국가와 우리 공동체의 공유(公有)로 봐야 한다. 당국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야 한다. 배씨가 끝내 내놓지 않는다면 강제 환수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정부는 현행법이 걸림돌이라면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이른 시일 내 회수하여 국고에서 보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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