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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배우는 태국 학교 5년 새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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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태국 방콕시 슥삭나리여고 학생들이 자기 이름을 한글로 써 보여주고 있다. 한국어 교사 삿추껀 깨우추와이(가운데)는 “한글을 배우는 태국 학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사진 주태국 한국교육원]



지난 3일 오후 4시 태국 방콕시의 슥삭나리여고 외국어 교실. 한국어 교사인 삿추껀 깨우추와이(26)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고교 4학년(한국에선 고1) 학생 24명이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했다. 교실 앞 PPT 화면에 걸그룹 소녀시대의 사진이 뜨자 ‘꺄르르’ 웃음이 터졌다. 슬라이드를 넘기자 ‘학교□ 갑니다’ ‘집□ 공부합니다’ 등 문장이 나열됐다. 교사가 문장을 지목하자 학생들이 “에” “에서”를 외쳤다. 낫나리(16·여)는 “‘꽃보다 남자’를 보고 한국을 알게 됐다”며 “한국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태국에서 한국어 교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매력 국가엔 저절로 떠오르는 그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 있다. 프랑스의 에펠탑, 일본의 스시·기모노, 독일의 맥주 등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표 상품은 뭘까. 본지가 경희대와 공동으로 3068명을 설문해 보니 응답자 중 60.8%(중복응답)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한글’을 꼽았다. 브랜드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편리성과 과학성을 인정받은 한글은 한국을 대표할 최고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글은 세계를 무대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태국에서 슥삭나리여고처럼 한글을 가르치는 학교는 2010년 34곳(선택 학생 3000여 명)에서 올해 100곳(2만4000여 명)으로 늘었다. 태국 정부는 2017년까지 자국인 출신 한국어 교사 140명을 정식 임용키로 하고 오는 10월 교사 35명을 정식 발령 낼 예정이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수도 1997년 2개국 4629명에서 올해 64개국 33만5443명으로 급증했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의 저명한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교수는 2013년 방한해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없다.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알파벳”이라고 말했다. 97년엔 훈민정음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 9일 이태원에서 만난 네이슨(25·영국)은 “위스키 회사에 다니는데 매주 각국에서 파견 온 직원들과 이태원에 모여 회의한다”며 “이때 우리의 공용어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화적 매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선 체계적인 한국어·한글 보급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종학당재단 구동본 교류협력부장은 “언어 보급은 문화를 널리 알리고 인적 교류를 넓히는 데 고속도로를 놓는 것과 같다”며 “지속 가능한 한류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경희대 공동 기획
◆특별취재팀=윤석만·조민근·조현숙·남윤서·노진호·정종훈·백민경 기자, 김다혜(고려대 영문학과)·김정희(고려대 사학과) 인턴기자 sam@joongang.co.kr
◆경희대 연구팀=정진영(부총장)·정종필(미래문명원장)·지은림(교육대학원장)·김중백(사회학)·이문재(후마니타스칼리지)·이택광(문화평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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