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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쿵, 핵꿀잼, 낫닝겐, 극혐, 어그로, 헐랭퀴, 브금…. 외계어 같지만 엄연히 한국의 청소년들이 즐겨 쓰는 단어들이다. 이걸 본 순간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면 청소년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줄임말부터 신조어까지 청소년과 기성세대의 언어 격차는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처음에 이 단어들을 봤을 때 누군가의 해석이 필요했다.

소셜미디어가 발달하고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청소년들끼리만 통하는 은어도 그 확산이 더 빨라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영국 교육부는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채팅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들을 모아 '소셜미디어 사전'을 내놓았다고 한다. 어린 자녀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라면서 학부모 교육의 일종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영국이나 우리나 부모 세대의 고충은 비슷한가 보다.

KBS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선배들과 함께했던 첫 회식 자리가 기억난다. '내일 비 온대요'라는 나의 말에 아나운서 부장님이 '비가 내리지 비가 오냐? 비가 사람이야?'라고 지적했다. 집에서 쉴 땐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책 읽어요'라고 대답했다가 또 한 소리를 들었다. '진짜 책을 소리 내서 읽느냐 그냥 눈으로 책을 보는 거겠지'라는 트집 아닌 트집이었다. 모두 틀린 표현은 아니었지만 아나운서가 됐으니 단어 한마디를 내뱉을 때에도 신경을 쓰라는 선배의 충고이자 일종의 훈련이었다.

나 역시 가끔 표준어가 아닌 말을 쓰기도 한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당신의 아침 박은영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편의상 '당아박'이라고 줄여 말하고, 때로는 '심쿵했어요'라고 애교 아닌 애교를 부릴 때도 있다. 그런 말을 쓰는 게 편하고 친근감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그런 말을 방송에서 자주 쓰는 건 아나운서의 본분에서 벗어난 것 같다.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들려도 정확한 한국어를 들려주기 위해 오늘도 청취자에게 말한다. '오늘도 행복하길 바라요'라고.



                                                                                                                           [출처]박은영·KBS 아나운서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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