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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 두 명을 둔 학부모 박 모(45·여) 씨는 최근 아이들이 자주 쓰는 표현의 뜻을 알고 기겁했다. '핵존예' '빼박캔트' '니 애미' 등 아이들 입에서 정체불명의 단어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렸던 박 씨였다. 박 씨는 "아이들이 쓰는 은어가 대부분 저속한 표현에서 비롯된 욕설이라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면서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저속한 말을 공공연히 쓰는 탓에 단어의 원래 뜻을 알려주고 주의를 시키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청소년 은어 사용이 줄임말, 외국어 혼용 등으로 한층 더 진화하고 있다. '버카충'(버스 카드 충전), '문상'(문화상품권) 등 단순 줄임말 수준이었던 청소년 은어는 최근 외국어와 각종 욕설을 뒤섞은 국적 불명의 '외계어'로 변질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확산 중이다. 


청소년 일상생활 언어 실태  
은어 대부분 저속 표현 심각  
세대단절·어휘력저하 등 지적 


청소년 은어는 언어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는 사회 변화상도 보여준다. 흔히 강조의 표현으로 사용되는 접두어 '개, 캐, 존, 졸' 등은 핵무기에서 따온 '핵'을 더 붙여 감정을 한층 고조시켰다.


각종 줄임말과 인터넷 은어는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인들도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프사'(프로필 사진) 등 줄임말을 비롯해 '존예'(아주 예쁘다), '핵노잼'(아주 재미없다) 등과 같은 은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대학생 김 모(24·여) 씨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 '졸멋' '캐귀엽다' 등 표현을 댓글에 사용한다. 내 감정을 함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어(造語)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각종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젊은 층의 창의성을 보여준다는 것.


그러나 품격이 낮은 언어가 난무하고 저속한 표현과 욕설이 일상화 된 청소년 언어 등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어법 파괴 현상과 소통 단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고등학생 이 모(16) 군은 "우리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어 어른들에게 대화 내용을 숨기지 않아도 돼 편하다"면서 "또래 사이에서는 은어를 쓰는 게 뜻도 더 잘 통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윤 모(15) 군 역시 "친구들하고 어울리기 위해 더 (은어를)쓰기도 한다. 오히려 이런 말을 안 쓰면 친구들 사이에서 무게 잡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줄임말 사용은 사회 구성원 간 소통 단절을 불러일으키고, 단순한 표현 사용으로 인해 청소년의 어휘력과 사고력이 저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청소년 은어는 음절 수가 짧은 단어로 생각과 느낌 등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언어를 통해 사고를 다양화하고 체계화, 구체화 해야 하는데,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가 단순해지면서 생각하는 능력 역시 단순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일보/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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