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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04 03:00:00 기사수정 2014-04-04 07:27:34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4>알 권리 막는 공공언어 
심평원, 보건의료 용어 순화 착수


“급여, 비급여, 수가 등….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서울에 사는 주부 최모 씨(30)는 신문이나 방송에 보건의료 관련 용어가 나올 때마다 답답하다고 말한다. 최 씨는 “병원을 자주 드나들고 보험료도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막상 이런 용어들을 마주하면 갑갑하다”며 “단어를 보자마자 의미 유추가 안 되니 뭔가 손해보고 있는 건 아닌가 불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보건의료 부문은 점점 생활과 밀접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관련 정책 용어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관계 부처 공무원들도 용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용어 순화 작업을 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용어를 순화해 국민과 정부 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순화 작업은 사용 빈도와 중요도가 높은 단어 90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자문단에 의뢰해 대체할 수 있는 용어를 각각 5개 이상 선정한 뒤 설문조사를 통해 3가지 대안을 추려 조사 대상자들이 선호하는 우선순위를 가렸다. 

용어 순화는 주로 일본식 표기 한자어를 쉬운 말로 바꾸거나 의미를 알기 힘든 단어들을 쉽게 풀어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급여’는 ‘건강보험 적용’으로, ‘수가’는 ‘의료서비스 단가’로, ‘포괄수가제’는 ‘질병 기준 환자진료비 정액제’로, ‘요양급여’는 ‘건강보험 혜택’ 등으로 대체해 본래의 의미를 살리고자 했다. 또 ‘경구제’를 ‘먹는 약’으로, ‘기왕증’을 ‘과거 및 현재 질환’으로 바꾸는 등 지나친 한자어 사용도 피했다.
 
순화된 용어들이 상용화되려면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심평원 측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보건의료 정책 용어 순화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연구에 참여한 안이수 신흥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연구 보고서를 냈다고 해서 당장에 바뀔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개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꾸준히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용어 순화는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처지에서 진행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관계 부처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용어가 일반인들에겐 낯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의학 용어나 법률 용어 등을 순화하려는 노력은 이전부터 있어 왔지만 원래부터 써 왔던 사람들의 편의나 기득권 의식 때문에 바뀌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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