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관련 기사

  • home
  • 게시판
  • 국어 관련 기사

[우리말 톺아보기] 알은척

2017.08.13 09:25

관리자 조회 수:43

“텔레비전에 나오고 나서 (알은척/아는 척)하는 분들이 늘었어요.” 위의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뭘까? 답은 ‘알은척’이다. 사실 ‘알은척’은 문법 규칙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알(다) + 은 + 척’의 구성인 이 낱말이 문법 규칙대로 만들어졌다면, ‘알(다)’의 ‘ㄹ’이 탈락하여 ‘안척’이나 ‘아는척’이 되었을 것이다. ‘알다’는 ‘알고, 아니, 아는…’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알은척’은 당당한 표준어다. ‘알은척’이 다음 뜻의 낱말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 나오고 나서 알은척하는 분들이 늘었어요.”에서 ‘알은척’의 뜻은 ‘다른 사람을 보고 인사를 하는 등의 안다는 표시를 냄’이다. “그가 그 일에 대해 알은척을 한다.”에서 ‘알은척’의 뜻은 ‘어떤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안다는 태도를 나타냄’이다. ‘알은척’은 이 두 가지 뜻을 나타내기 위한 낱말이 된 것이다. 


 

“알량한 지식으로 (알은척/아는 척)을 하는 것보다는 어리석게 구는 게 낫다.”


위의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뭘까? 문맥상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그럴 듯하게 꾸밈’의 뜻이니 ‘알은척’은 아니다. 그런데 정답인 ‘아는 척’은 낱말이 아니다. 동사 ‘알다’가 의존명사 ‘척’을 꾸미는 구성의 일반 구이다. 낱말은 문법 규칙에 맞지 않는 형태로 만들어져 쓰일 수 있지만 이처럼 구로 쓰일 때는 문법 규칙에 따른다.



국어사전에서의 구분은 이처럼 명확하지만, 현실에서는 ‘알은척’과 ‘아는 척’을 구분하기보다는 ‘아는 척’으로 통합해 쓰는 경향이 있다. 차이가 크지 않다면 단순화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관습을 지키는 게 불편해질 때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일보/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46 [말빛 발견] 달걀과 계란/이경우 어문팀장 2017.08.17 20
745 한글파괴 그만…예쁜 순우리말 이름 어때요? 2017.08.17 20
744 [맞춤법의 재발견]단어는 띄어쓴다고? 2017.08.17 24
» [우리말 톺아보기] 알은척 2017.08.13 43
742 [우리말 바루기] 그들이 자청한 것 2017.08.13 81
741 다채로운 우리말 2017.08.10 49
740 ‘비빈밥’과 ‘덧밥’ ? 2017.08.10 52
739 [우리말 바루기] 그들이 자청한 것 2017.08.10 49
738 [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324강 일절(一切)과 일체(一切)에 대하여 2017.08.06 52
737 “까꿍~” 유아어가 아기 언어력 키운다 2017.08.06 53
736 중소벤처기업부 영어 명칭에 ‘Venture’ 빠진 까닭은 2017.08.04 62
735 자기들끼리 언어 만들어 쓴 인공지능(AI)... 인간에게 배운 '협상의 기술' 응용했나 2017.08.04 57
734 [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연수(硏修) 2017.08.01 59
733 우리말과 영어로 읊은 詩… 새 맛, 새 감동 2017.08.01 77
732 스마트 모빌리티를 ‘1인 전동차’로 다듬었습니다 2017.07.31 85
731 취업 준비생이 확인해야 할, 이력서 쓸 때 헷갈리는 맞춤법 2017.07.30 97
730 [맞춤법의 재발견]언어는 변하는 생물 2017.07.27 121
729 건국대 홍효진 학생, 스마트폰 앱에서 ‘동해’ 단독표기 이끌어내 2017.07.27 100
728 권해효 “우리 민족 가르치는 조선학교, 일본 우익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 2017.07.24 125
727 [우리말 톺아보기] 설레임 2017.07.24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