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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54083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부덕의 소치? 제가 못나서 이리됐습니다! 기사의 사진
도덕적·윤리적 이상을 실현해나가는 인격적 능력(‘덕을 갖춘 지도자’),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이웃에게 덕을 베푸는 사람’). 익은 말이지만 대개 본뜻을 깊이 헤아려보지 않는 ‘덕(德)’의 뜻풀이입니다. 베풀어준 은혜나 도움인 덕분(‘네 덕에 구경 잘했다’), 착한 일을 해서 쌓은 업적과 어진 덕인 공덕(‘무슨 덕을 쌓아서 그런 복을 받느냐’)의 의미도 가졌지요.

德은 행동이 바르며 인격과 뜻이 높고 크다는 의미를 가진 悳(덕)과 같은 글자입니다. 큰마음으로 행함으로써 밖으로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 안으로는 스스로 경계한다는 뜻입니다.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바른(直, 직) 마음(心, 심)이라 하겠습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인 道(도)가 어울리면 ‘도덕’이 됩니다.

‘부덕의 소치’. 정치하는 사람을 포함해 행세 좀 한다는 이들이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할 때 쓰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덕(不德)은 덕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갖추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겠고, 소치(所致)는 ‘이르게 된 바’ ‘어떤 까닭으로 생긴 일’입니다. 자기로 인해 뭔가가 잘못됐는데 남에게서 원인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려는 이들이 주로 입에 담는 말이지요. ‘저의 불찰이고 제가 잘못해 빚어진 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하면 될 텐데, ‘부덕의 소치’라니.

누구든 살면서 실수할 수는 있습니다. ‘부덕의 소치’는 사과랍시고 하는 말이겠는데, 뭉개고 가려는 낯 두꺼운 이들의 말장난적 수작으로 들립니다.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반성하면 될 것을.

국민일보 / 서완식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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