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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291330011


지난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지난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남자고등학교는 없는데 왜 여자고등학교만 있나요” “총각은 처녀작을 못 만드나요”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 “결혼을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겁니다” “몰래 하는 장난이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입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주간(7월1~7일)을 맞아 5월30일부터 6월11일까지 진행한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참여 캠페인에서 시민들은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총 608건의 의견이 나왔고,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해야 할 10건을 선정해 29일 발표했다.

시민들이 제안한 608건 중 가장 많은 100건은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여비서, 여군, 여경처럼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붙는 ‘여’자를 빼달라는 것이었다. 아울러 여자고등학교에만 붙는 ‘여자’를 빼달라는 의견도 최종 10건에 선정됐다. 남자고등학교와 달리 여자만 다닌다고 해서 교명에 ‘여자’라는 단어를 붙이는 건 성차별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여자고등학교’는 실려 있으나, ‘남자고등학교’는 없다. 여자고등학교의 사전적 의미는 ‘여자에게 고등학교의 교과 과정을 실시하는 학교’로 돼 있다. 

시민들이 두 번째로 많이 지적한 것(608건 중 50건)은 일이나 행동 등을 처음 한다는 의미로 단어 앞에 붙이는 ‘처녀’다. 처녀작, 처녀출판, 처녀비행, 처녀출전, 처녀등반, 처녀항해 등을 첫 작품, 첫 출판, 첫 비행, 첫 출전, 첫 등반, 첫 항해로 바꾸자는 것이다. 

단어 속에 아이와 엄마라는 말이 들어간 탓에 엄마만 끌어야 할 것 같은 ‘유모차(乳母車)’를 유아 중심으로 표현하는 ‘유아차(乳兒車)’로 바꾸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 밖에 3인칭 대명사인 ‘그녀’를 ‘그’로,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저출산(低出産)’을 ‘저출생(低出生)’으로, ‘미혼(未婚)’을 ‘비혼(非婚)’으로, ‘자궁(子宮)’을 ‘포궁(胞宮)’으로, 성범죄 등에 악용되고 있는 ‘몰래카메라’를 범죄임이 명확한 ‘불법촬영’으로, 가해자 중심의 용어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는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자는 의견도 성평등 언어 사전에 반영됐다. 

현재 ‘내 손 안에 서울’ 홈페이지(http://mediahub.seoul.go.kr/missions/1165299)에서는 퀴즈로 푸는 ‘단어 속에 숨겨진 차별 타파’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받을 수 있으며 7월3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다양한 콘텐츠와 홍보물을 통해 성평등 언어사전을 더 많은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습관적으로, 혹은 대체할 말이 없어서 성 차별적인 언어들을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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