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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38846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마다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후보들은 '이렇게 저렇게 해서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며 장담한다. 그런데 공약의 달성 여부를 떠나, 갖가지 정책의 뜻을 제대로 알아듣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싶다.

공약에 쓰인 말이 온통 외래어, 외국어 투성이다.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외국어를 쓴다. 그래서 그런지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에 담긴 말을 보면, '역시 정치는 국민들이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경남지역 지방선거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 가운데, 눈에 거슬리는 단어를 찾아보니 한두 개가 아니다. 굳이 이런 표현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고, 쉬운 우리말을 두고 왜 어려운 표현을 쓸까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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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에 도전하는 ㄱ후보는 공약 관련 자료에 '제조업 르네상스', '스마트 시티', '클러스터', 'R&D 센터', '컨소시엄'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가령 "제조업 르네상스의 시작 동부경남"이라든지 "기존 제조업과 연계해 스마트시티 부품연구 클러스터를 조성해서 스마트시티 산업을 경남의 미래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르네상스'는 '부흥' 내지 '발전', '부활' 아니면 '지원 강화'라 하면 된다. '클러스터'는 '협력지구' 내지 '집적'이고, '컨소시엄'은 '연합체'이며, 'R&D'는 '연구개발'이다. '스마트 시티'는 '도시 시설을 잘 정비'하는 걸 말한다.

또 ㄱ후보는 '경남 신경제지도' 공약을 내세우면서 '플랫폼', '마스트플랜', '프리젠테이션', '콘트롤타워' 등의 말을 썼다. '플랫폼'은 '승강장' 내지 '기반'이라 하면 된다. '동북아 물류 플랫폼'보다 '동북아 물류 기반'이란 말이 더 쉽다.

'마스트플랜'은 '종합계획'이라 하면 알아듣기 쉽고, '프리젠테이션'은 '상황보고' 내지 '설명'이라 하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며, '콘트롤타워'는 '종합상황(조정)실'이라 하면 된다.

ㄱ후보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경남페이(K-Pay)', '서울페이(S-Pay)'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페이'는 '보수', '급료', '봉급', '치르다'는 뜻인데, '경남페이'에서 '페이'는 수수료를 없앤다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적당히 쓸만한 우리말이 떠오르지 않는데, 정책을 개발하면서 적당한 우리말까지 찾았으면 한다.

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ㄴ후보는 영어를 그대로 가져와 썼다. 공약 자료에서 '재취업자 One-Stop 직업전환 프로그램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원-스톱'은 '일회 방문해결' 내지 '한꺼번에 해결'이라는 뜻이다.

또 ㄴ후보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공약을 제시하면서 '인프라', '스마트산업단지', '빅데이터' 등의 말을 썼다. '인프라'는 '기반시설'이라 하면 되고, '빅데이터'는 '대용량 자료'라 하면 된다.

ㄴ후보는 영문으로 'Action Plan 공약'이란 표현을 썼다. 경남도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내놓으면서 어려운 영문을 가져다 쓴 것이다. 그냥 쉬운 우리말로 '활동계획' 내지 '실천계획'이라 하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또 ㄴ후보는 '제조업 점프Up'라는 표현도 해 놓았는데, '제조업 발전도약'이라 하면 더 알아듣기 쉽다.

선거 때 자주 나오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비전'과 '네거티브'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이 자유한국당 경남도당과 관련한 논평을 내면서 "경남의 비전 VS 네거티브"라는 표현을 썼다.

'비전'은 '전망' 내지 '이상'이고, '네거티브'는 '부정'이란 뜻이다. "경남의 전망 대 부정"이라 표현하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ㄷ후보는 "희망찬 미래를 만들겠다"며 '무상보육', '공립 외할머니집' 등을 하겠다고 했다. 아이들을 돌본다는 의미에서 '외할머니집'이란 단어를 써 친근감을 주었지만, '실버타운'이라든지 '싱글 맘', '싱글 데이'라는 말이 거슬린다.

'실버타운'은 '노인요양원' 내지 '요양복지시설'이라 하면 된다. '싱글 맘'과 '싱글 데이'는 '홀로 엄마', '홀로 아빠'다.

<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라는 책을 낸 이우기 경상대 홍보실장은 "'노인'이라고 하면 비하하는 의미로 여기고 '실버'라고 해야 대접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인식한다"며, "이혼해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라는 의미를 감추려는 의도로 '싱글'이란 말을 쓰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ㄹ후보는 "김해가 남북경협의 출발점, 동북아 물류의 허브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허브'는 '중심(지)'이다. '물류허브도시'보다 '물류중심도시'가 훨씬 알아듣기 쉽다.

후보마다 무상급식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쓴 표현인 '로컬 푸드'와 '메뉴'가 걸린다. 그냥 '우리 고장 음식'과 '식단'이라 하면 될 것이다.

경남도교육감 선거 ㅁ후보는 '미래교육' 관련 공약을 내놓으면서 '테마파크'라는 표현을 썼다. '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이 아니라 '미래교육주제공원(공간) 설립'이라 하면 된다.

펀드→기금 ... 바우처→상품권

선거 때는 '펀드'도 자주 나오는데, '기금' 내지 '자금'이다. 경남선관위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마스코트'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리 말로 하면 '행운의 물건'이다.

한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자주 쓰는 말이 '원팀'이다. 창원시장 선거 ㅂ후보는 "승리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 '원팀'이 되기로 했다"고 했다. '팀'이란 단어를 어쩔 수 없이 쓴다고 치더라도, '하나의 팀' 내지 '한 팀'이라 해도 되고, 아니면 '한 편'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농민단체들이 경남지사 후보들한테 정책 제안하면서 '브라보 바우처 카드 지원 확대 실시'라는 표현을 했다. '잘한다' '좋다'는 뜻인 '브라보'는 홍준표 전 지사 때 경남도가 내세운 구호다. '바우처'는 '상품권' 내지 '이용권'이라 하면 된다.

한 진보 정당은 교육 관련 공약을 제시하면서 '스쿨존', '옐로카펫'이란 단어를 썼다. '어린이보호구역'을 두고 '스쿨존'이라 했고, '인도-차도 경계'를 '옐로카펫'이라 해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창원시장선거 ㅅ후보는 '공공 와이파이존' 공약을 내세우면서 '인터넷서핑', '디지털 콘텐츠', '에코마일리지제', '뉴-라이프' 등의 표현을 썼다.

이 말들은 '공공 와이파이 구역', '인터넷 이용', '컴퓨터 활용', '친환경 이용실적 보상제', '새로운 생활양식'이라 하면 훨씬 알아듣기 쉬울 것 같다. 

'한글날'과 관련 보도자료에도 외래어가 쓰였다. 진주시장선거 ㅇ후보는 "이를 계기로 한글 창제의 독창성과 세종의 리더십이 국민들에게 부각 되면서"라는 표현을 썼다. 쉬운 '지도력'을 버리고 어려운 '리더십'이라 했다.

이우기 실장은 "흔히 정치는 국민들과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쓰는 말을 어렵거나 우리말이 아닌 외래어를 쓰면서 그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며 "어려운 외래어를 제대로 알아 듣는 유권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좋은 정책을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는 게 유권자를 위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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