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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324295


`부달` `과금` `M+3`…. 

이동통신사 직원들과 통화하거나 안내 우편·메일 등을 읽다 보면 접하게 되는 용어다. 무슨 뜻인지 좀처럼 알기 어려워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SK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이런 용어들을 쉽게 바꾸고 있다. `부달`은 `수취인이 없어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으로, `과금`은 `요금 부담`으로, `M+3`은 `가입한 달로부터 3개월 후 마지막 날까지`로 쉽게 풀어 쓰도록 한 것. 

이런 언어 순화 작업을 하는 곳이 SK텔레콤 이동통신(MNO)사업부의 고객언어연구소다. 3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 연구소에서는 통신요금 고지서, 고객센터, 홈페이지 등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과도한 외래어나 전문용어 등 이른바 `외계어`를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바꾸는 업무를 한다.
특히 연구소 소장은 입사한 지 아직 넉 달밖에 되지 않은 앳된 신입사원인 이민정 매니저다. 사업부에서는 SK텔레콤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보다는 신입 직원이 고객의 눈높이에 더 가깝다는 판단에서 이 매니저에게 소장 역할을 맡겼다. 이 매니저는 "지난해 취업을 준비하면서 통신사 관련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입사해 근무를 해보니 용어 중 절반이 외계어로 느껴졌다"며 "고객이 겪는 어려움을 없애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고객언어연구소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사업부에 고객언어연구소 운영 아이디어를 제안한 김준우 매니저를 비롯해 6명의 언어전문가와 함께 일한다. 김 매니저는 "고객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기 위한 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고객언어연구소 운영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언어전문가 6명은 국문학과 출신으로 15~20년 동안 카피라이터와 작가 등으로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3명은 고객이 접하는 SK텔레콤의 모든 채널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찾는다. 나머지 3명은 고객에게 발송되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표현으로 재구성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고객언어연구소는 출범 후 고객에게 발송되는 안내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어려운 용어 180여 개를 바꿨다. 바꾼 용어는 `OMD단말`(전자대리점 또는 온라인 마켓에서 직접 구매한 휴대폰), `STB`(IPTV 셋톱박스), `TM`(전화 상담), `휴대폰 감도 미약`(휴대폰 신호가 약하거나) 등으로 전문용어에서부터 외래어와 회사에서만 쓰는 용어,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 용어까지 다양하다. 바꾼 용어는 2주에 한 번씩 공지해 본사 직원부터 유통망 고객센터 직원들에게까지 안내한다. 사업부에 교체를 제안한 용어도 770여 개에 달한다. 

바꾼 용어가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고객언어연구소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이 매니저는 "연구소 운영 초기만 하더라도 사업부 내 각 팀에서 신상품을 출시한 뒤 고객에게 안내하는 문구가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됐는지 연구소에서 검토를 받도록 권장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반드시 검토와 협의를 거치도록 됐다"고 설명했다. 

교체가 필요한 어려운 용어를 찾았지만 아직 바꾸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 매니저는 "라우터, 월령 등은 아직 바꿀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며 "대체하기 어려운 용어 한 단어를 바꾸기 위해 연구소 8명이 하루 종일 고민하기도 한다. 특히 법적인 용어는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게 쉽지 않아 담당 팀과 오랜 시간 상의해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동통신서비스를 세 살 어린아이부터 여든 살 노인까지 모두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며 "모든 세대의 SK텔레콤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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