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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

2018.05.03 16:22

관리자 조회 수:998

[원문]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423000284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덕분이겠지만 사람들이 모이면 부쩍 통일 이야기를 한다. 통일 정책 연구기관이건 일반인이건 중요치 않다. 낙관하긴 이르지만 한반도 평화 시계는 정전에서 종전으로, 다시 평화체제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3년 전 '광복 70년' 기념으로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통일 준비를 위한 재원'으로 응답자의 33.7%(최다)가 연 10만 원 미만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어떤 이는 "애걔걔, 겨우 10만 원?"이라고 말했지만 '필요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26.5%였던 걸 감안하면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73.5%가 통일 준비 재원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이어서 의미가 없진 않았다. 

그런데 통일 준비라는 게 간단치가 않다. 말과 글의 경우는 더하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 북한 선수에게 "선수촌 생활은 불편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가 "일 없습네다"라고 답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일없다'가 우리 입장에선 불쾌할 수도 있지만 북한에선 '괜찮다'라는 표현이란다. 지지난달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의 오찬에서도 '오징어와 낙지' 이야기가 화제였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는 '낙지'에 대해 "다리가 열 개고 동해안에서 주로 잡힌다"는 설명이 나온다. 우리의 오징어를 지칭한다. 낙지에 대한 설명은 반대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정반대로 이야기한다는 게 70여 년을 떨어져 산 분단 후유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 남북 간 이질화된 언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2015년 중단된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이 하루빨리 재개돼야 하는 이유다. 그동안 남과 북의 언어학자들이 총 25차례를 만나서 사전에 올릴 약 33만 개의 표제어(올림말)를 뽑았고, 각각의 집필 과정을 거쳐 약 74%를 완성했다. 이제야말로 본격적으로 남과 북에서의 단어 쓰임새에 대해 상호 교차 검토할 시간이다. 한쪽에선 비용 운운하지만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래 남북한이 하나 된 사전을 갖는 의미에 비할까. 그리고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 때 <겨레말큰사전>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있을까 상상하며 이 사업도 재개되길 학수고대한다.  

김은영 논설위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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