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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다줄다는 어원이 같다. 중세국어 자료를 보면 졸다수효, 분량, 부피 등이 적어지다의 뜻을 지닌 말로 쓰였다.

 

 

그런데 졸다에서 줄다로의 형태 변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졸다줄다가 더불어 쓰이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개 이전 형태가 도태되기 마련이지만, 두 형태가 각각 특정 의미를 띠게 되면서 공존하기도 한다. ‘큰 사전’(1957)에서는 졸다줄다의 작은말로, ‘줄다졸다의 큰말로 기술하였다. ‘줄다졸다는 어감이 다른 말이 되면서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졸다의 뜻이 변하면서 졸다의 위상은 좀 더 확고해진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졸다찌개, ,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로 풀이하는데, 이는 졸다의 의미 폭이 좁아지며 특수화되었음을 나타낸 것이다. 게다가 졸다에는 “(속되게) 위협적이거나 압도하는 대상 앞에서 겁을 먹거나 기를 펴지 못하다는 뜻이 추가되었다. 의미가 특수화되면서 비유적 의미로 확장되었으니 졸다줄다로부터 벗어나 그 위상이 굳건해졌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위협적인 질문에도 졸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다.”라는 문장은 아무래도 낯설다. ‘쫄지 않고를 써야 자연스러울 자리에 졸지 않고를 썼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보면 쫄다는 이미 심리적 위축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특수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쫄다별다른 이유 없이 어두음을 된소리로 발음하는 예로 취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찌개가 너무 쫄았어.”쫄다를 비표준어로 배제한 논리를 너무 쫄아서 한마디도 못했어.”쫄다를 배제하는 논리로 삼을 수 없다는 말이다.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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