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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없애는 법

2018.03.21 15:25

관리자 조회 수:2165

[바른말 광] 비문 없애는 법

/이진원 교열부장

입력 : 2018-03-14 [19:35:56] 수정 : 2018-03-14 [19:35:56] 게재 : 2018-03-15 (37)

 

'(순실)씨는 초췌한 얼굴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두통과 심장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어느 신문 기사 구절이다. 한데, '두통과 심장이 아프다'라는 표현이 어색하다. 심장이야 아프겠지만, 두통은. 다른 신문엔 '우울증이 있고 심장, 몸이 많이 아프다'거나 '심장도 나쁘고 두통도 있다고 계속 투덜투덜했지만 건강 상태는 이전보다 더 나아 보였다'고 실렸다. 글을 다듬는 마지막 공정을 소홀히 해 비문을 만들고 만 것. 여러 길이 있지만, '주어-서술어'가 잘 호응하는지를 살피는 게 비문을 없애는 지름길이다.

 

'정치자금은 국회의원이 정책 개발이나 입법 활동 등 정치 활동에 드는 비용이다.'

이 비문 신문 기사는 '정치자금은 국회의원이 정책 개발이나 입법 등 정치 활동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로 고치는 게 가장 쉽겠다. 좀 더 짧게 하려면 '정치자금은 정책 개발이나 입법 등 국회의원의 정치 활동에 드는 비용이다'면 될 터.

 

'2015년 무너진 동래읍성 인생문이 조선시대 설계도 '축성계초'를 활용해 복구 공사를 일부 완료하고 다음 달 11차 개통된다.'

 

이 신문 사진설명 역시 서술어 '완료하고/개통된다'가 어색하다. 완료하는 건 아마 행정관청일 테고, 개통되는 건 인생문이니 아래처럼 쓰는 게 나았다.

 

'2015년 무너진 동래읍성 인생문이, 조선시대 설계도 '축성계초'를 활용한 복구 공사가 일부 완료돼 다음 달 11차 개통된다.'

'신문들이 뭐 이래' 싶겠지만, 신문보다 더 엄격해야 할 사전에도 비슷한 잘못이 있는 게 현실이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연꽃: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 연못에서 자라거나 논밭에서 재배하며 뿌리줄기가 굵고 옆으로 뻗어 간다.

 

이 뜻풀이 역시 서술어 '(연꽃이)자라거나/(사람들이)재배하며'의 주체가 따로 놀아 어색하다. '연못에서 자라거나 논밭에서 재배되며'라야 했던 것.

 

*도베르만: 개의 품종의 하나.견고한 골격과 다부진 근육을 가지고 있으며 꼬리와 귀는 잘라 몸매를 다듬고, 머리는 쐐기 모양이다.

 

이 뜻풀이는 '견고한 골격과 다부진 근육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는 쐐기 모양이다. 꼬리와 귀를 잘라 몸매를 다듬는다' 쯤으로 문장을 나눠야 했다.

 

물론, 사전조차 이렇다고 해서 잘못 쓴 글이 용서되는 건 아니니, 결국, 스스로 글을 다듬고 또 다듬을 일이다.

 

원문 :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3140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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