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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추석, 친척들이 모두 모였어요. 그런데 아빠는 외삼촌과 이모에게 ‘처남’, ‘처제’라고 부르지만 엄마는 삼촌과 고모에게 ‘도련님’, ‘아가씨’라고 불러요. 마치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모시는 것 같은 호칭이네요. 이상하지 않나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이는 과거 남존여비사상 하에 만들어진 어휘로, 여성을 남성에 종속된 존재로 보아 여성에겐 손아랫사람인 남편의 동생조차도 윗사람처럼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관습으로 이어져 사용되어왔다고 하네요. ‘서울에 올라가다’와 ‘지방에 내려가다’는 말은 서울과 지방간에 우열을 두는 표현입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단어는 동아시아와 북미.유럽만 포괄하는 것으로,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중남미 지역 등을 세계의 주체에서 배제시키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는 차별과 편견을 담고 있는 표현들이 참 많아요.

이런 차별과 편견을 배경에 둔 언어 사용의 자제, 그리고 이를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자는 노력이 바로 ‘피씨(PC) 운동’입니다. 사회관계형서비스(SNS)상에서 한 번쯤 들어본 ‘피씨하다’, ‘언피씨하다’라는 말이 바로 이것인데요. PC란 ‘Political Corectness’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정치적 올바름, 도의적 공정성으로 해석됩니다.


‘피씨하다’가 신조어 같지만 사실 피씨운동의 역사는 굉장히 길어요. 1970년대 미국의 여성주의자들이 성차별적 표현들을 중립적으로 바꿔 쓰면서 시작된 후 대학을 중심으로 확산됐고 이후 성별뿐만이 아니라 인종, 장애, 성적 지향, 지역 등 모든 측면에 적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가 연구기관 등에서 주로 주도했지만 최근 2년 전부터 SNS의 젊은 이용자들이 ‘피씨하다’, ‘언피씨하다’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대중들도 피씨한 말하기의 주체가 되고 있죠.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피씨(un-pc)’한 말들을 ‘피씨’하게 바꿔볼까요?

(

장애)

정상인/일반인 → 비장애인

언청이 → 구순구개열

장님, 맹인 → 시각장애인

농아, 농인 → 청각장애인

꿀 먹은 벙어리 → 말문이 막힌

눈먼 돈 → 관리 안 되는 돈

장님 코끼리 만지기 → 주먹구구식

절름발이 내각 → 엉성한 내각


(성별)

여교수/여기자/여의사/여류작가 → 교수/기자/의사/작가

남성 못지않은 → (쓰지 않기)

바깥양반 → 남편

집사람, 안사람 → 아내

신사협정 → 공정한 협정

유관순 누나 → 유관순 열사

처녀작 → 첫 작품

시집가다 → 결혼하다


(직업)

가정부, 식모, 파출부 → 가사도우미/입주도우미

청소부 → 미화노동자

경비, 수위 → 건물관리원

점쟁이, 무당 → 역술가, 무속인

잡상인 → 이동상인

일용직 → 계약직


(인종)

국제결혼여성 → 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 → 이주노동자

혼혈, 하프코리안 → 다문화 가족 2세

조선족 → 중국동포


(기타)

불임 → 난임

결손가정 → 한부모가정

편모, 편부 → 한부모

고아원 → 보육원

납골당 → 봉안당

비행청소년 → 위기청소년

신용불량자 → 금융체무 연체자

감옥 → 교도소

후진국 → 개발도상국


피씨한 말하기는 왜 중요할까요? 많은 학자들은 우리의 사고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범주 안에서 세계를 인식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언어학자인 헤르더는 “사고는 언어에서, 언어로써, 그리고 언어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언어는 강자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같은 동북아시아 지역이 유럽의 기준으로 ‘극동’이라 불리고, 미대륙을 발견한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디언’이라 부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누군가는 피씨운동을 보고 언어는 언어일 뿐이라며 ‘프로불편러’라고 비웃기도 합니다. 또한 사고를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저해한다며 반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실질적인 개선을 가리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맞춤법이나 표준말은 물론 바르게 말하는 습관도 21세기 지식인의 새로운 모습이 아닐까요?


참고자료:

「차별적, 비객관적 언어 표현 개선을 위한 기초 연구」국립국어원(2006)

「정의롭게 말하기」박금자(2012)


박주영 인턴기자


원문: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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