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관련 기사

  • home
  • 게시판
  • 국어 관련 기사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준 경험담으로 이번 공부법 얘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선생님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 국어 문제를 학생들이 너무 많이 틀려서 의아했다고 합니다. 이유를 알아보니, 그 문제의 정답 선지에 ‘완곡한 어조’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완곡’(婉曲)이란 단어를 제대로 아는 학생이 드물었답니다. 심지어 ‘완고’(頑固)와 비슷한 뜻으로 착각한 친구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완곡’은 “모나지 않고 부드럽다”는 뜻이고, ‘완고’는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많이 다르죠. 이러니 학생들이 정답을 고르지 못한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더 쉬운 말로 선지를 다듬었어야 한다고 자책(!)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펼쳐봤습니다. 어른이 봐도 꽤 어렵다고 느껴지는 단어들이 많더군요.


국어 어휘력. 공부를 잘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데도 학생들은 국어 어휘력을 향상하려는 노력을 별로 안 합니다. 영어 단어는 그렇게나 열심히 외우면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말이니 문맥을 살펴보면 뜻을 얼추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대로 공부를 하려면 높은 수준의 어휘를 알아야 합니다. 대학에서 보는 전공 서적도 당연히 어려운 어휘들로 가득합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 어휘력도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어휘 공부에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죠.


검색 사이트에 ‘국어 어휘력’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한자, 한자 공부 등이 뜹니다. 국어 어휘는 상당수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학습에 필요한 개념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교육부는 2019년부터 초등 5, 6학년 교과서에 단어의 한자음과 뜻을 표기할 수 있는 ‘한자 병기’ 방안을 확정 짓기도 했지요.


국어 어휘력을 높이기 위해서 한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까요? 물론 기본 한자를 알면 뜻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개별 한자만 달달 외우는 공부는 한계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열심히 한자를 외워 급수 자격증을 척척 땄는데도 어휘력은 떨어지는 학생도 꽤 있거든요. 무조건 어려운 낱글자를 많이 익히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많이 쓰이지만 뜻을 잘 몰라 궁금했던 한자어부터 추려 그 뜻을 알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명사’(名詞)라는 한자어를 접하게 됐다면 이 단어가 ‘이름 명(名)’, ‘말씀 사(詞)’로 이루어졌고, ‘어떤 이름을 표현하는 말이구나’라고 이해해보는 겁니다. ‘명사’(名士) 등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단어를 함께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만의 어휘집을 만들면 제일 좋지만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어휘력 관련 책들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 어휘 공부를 하기가 어렵다면 평소 사전 찾는 습관만 들여도 어휘력은 쑥쑥 늘 겁니다. 두꺼운 사전을 일일이 들춰가며 뜻을 찾아봤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몇 초 만에 스마트폰으로 단어 뜻을 검색할 수 있죠. 모르는 단어를 검색했다면 단어 뜻만 휙 읽고 지나가지 마시고, 같이 수록한 여러 정보도 눈여겨보세요. 사전에는 여러분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그 단어가 여러 뜻을 담고 있다면 각각의 뜻과 예시 문장들도 읽어보시고요.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동음이의어나 반의어, 유의어 등도 한 번 읽고 지나가세요. 이런 작은 노력이 스며들어야, 여러분의 어휘는 풍성해지고 깊어질 수 있습니다.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출처:한겨레/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11541.html#csidx66c901081683343ac2c7fd1bcea8537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85 571돌 한글날 경축식 식순, 우리말로 진행 2017.10.08 335
784 한글날 만나는 나만의 국어사전 뜻풀이 전시 2017.10.04 397
783 도봉 ♥ 한글… 새달 7일 제6회 한글잔치 2017.09.30 426
782 한글·한자·가나…동아시아 3국의 서체는 어떻게 발전했나 2017.09.30 378
781 [카드뉴스] 삼촌은 '도련님'인데, 왜 외삼촌은 '처남'이야? 2017.09.30 415
780 국보로 승격된 ‘월인천강지곡’의 문화재적 가치 재조명 2017.09.26 392
779 [전우용의 우리시대]번역의 시대 2017.09.26 425
778 다나와·글찬마루·예쁜음자리…우리말 우수상표로 선정 2017.09.26 423
777 “한글 아름다움 되새긴다” 세종축제 10월 7일 개막 2017.09.23 433
776 놀이로 배우는 차례상 차리기…한글박물관 소장자료 강연회 2017.09.23 398
775 [동서남북] 삼성전자, 한국어 인식 기술에 자존심 걸어라 2017.09.23 446
774 모국어로 한국어로 "내 꿈은" 새날학교 발표 두각 2017.09.19 453
773 [황규인의 잡학사전]설거지를 설겆이라고 틀리는 게 김치 때문? 2017.09.19 454
» 한자 급수 자격증은 있는데 어휘력은 꽝? 2017.09.19 464
771 훈민정음 복원 시비···박대종 “정우영, 규칙 모르는 학자의 궤변” 2017.09.15 482
770 [제 571돌 한글날 기념 문화행사] 세계의 유산 한글, 아이들과 함께(10.8~10.9) 2017.09.15 468
769 “한글은 묶여있는 영웅… 잠재력 무궁무진” 2017.09.15 462
768 [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촛불’의 표준발음 2017.09.12 560
767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노숙인은 '이슬 맞고 자는 사람'을 말하죠 2017.09.12 576
766 54개국 세종학당 수강생 서울 집결…'한국어말하기대회' 결선 2017.09.12 542